전체 글 339

[이쿠아무] 가을의 단풍색

[이쿠아무] 가을의 단풍색 은은하게 광이 나는 구두 앞코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 살풋 발을 움직이니 부드러운 가을바람이 대답이라도 해주는 듯 옆머리를 쓸고 갔다. 아무는 팔을 쭉 뻗어 크게 기지개를 켰다. 힘찬 기지개 뒤엔 무력감이 뒤를 이었다. 바람결에 간간이 들리는 낙엽소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늘어져있는 사람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계절에 몸을 맡기니 좀 전까지 꿀꿀했던 기분이 사르륵 녹아내렸다. 지금 이 순간은 그 누구보다도 히나모리 아무에게 꼭 필요했던 순간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느끼는 감정에 보답이라도 하는지 가을바람은 조용히 대답했다. 치맛자락 위로 날아온 단풍잎 하나는 감성의 정점을 찍게 해주었다. “이제 정말 가을이구나. 가을은 예술의 계절이지.” “그리고 군고구마가 맛..

캐릭캐릭체인지(수호캐릭터)-나기리마, 이쿠아무, 쿠카우타 위주 잡담/썰

- 츠카사 씨랑 치비 이쿠토 프랑스 여행 갔을 때 츠카사 씨는 지갑 통째로 잃어버리고 이쿠토는 냅다 뭐라 한 게 정말ㅋㅋㅋ츠카사 씨는 의외로 헐랭한 천연이었어ㅋㅋ 이쿠토가 그늘 없이 자랐다면 무뚝뚝함은 덜하고 츳코미도 족족 거는 사람이 됐을 텐데 타다세가 가끔 욱하는 것처럼 - 이쿠토가 부디 나도 아버지와 같은 사람인가 하며 자조하는 순간이 오질 않길 바란다 넌 충분히 좋은 사람이고 잘 해낼 수 있어 - 헉 화내는 나기히코 대박적 쿠카이랑 타다세 조져버리던 화도 좋고 누가 자기 사람 건드려서 화내는 것도 보고싶다 - 유카리가 좀 전형적인 워커홀릭에 가사능력 빵점인 여성으로 그려져서 쓰레기장 된 집에 캔맥주 굴러다니는 게 보였는데 그거 마시고 개취한 거 보면 우리나라 술로 많이 마셔봐야 주량은 소주 한 병..

free! 배포전 : 끝나지 않을 우리의 여름 후일담

후기보단 후일담 개인적, 외적으로 심란한 구석이 있던 날이라 짧게 주절거리기만 하기로ㅇㅇ 참관객으로 가는 행사는 오랜만이라 나름 준비를 많이 해갔는데 개뿔이 그냥 만들어둔 지도 보고 끌리는대로 장 내를 돌아다녔다 그래도 사려고 했던 굿즈들이랑 선입금 수령 다 가져와서 만족 딱 하나 소스린 회지를 못 샀는데 내가 입장료 계산을 미처 하지 못해서 눈물을 머금고 보낼 수밖에 없었음 흑흑... 옛날엔 소스린이 거대한 팬층을 이루고 있었는데 요샌 하루른, 아사키스가 주축을 이루나보다 아사키스 팬층도 두텁고 나도 그 덕을 많이 본 행사지만 한편으로 소스린과 마코하루의 지분이 좀 줄어든 느낌을 받아서 씁쓸했던 행사 그치만 과거의 영광만 좇으면 꼰대가 된다구... 모두 마코하루 소스린 합니다 츄라이 츄라이 맛있다구 행..

Free! 시리즈 2019.08.25

[나기리마] 꽃을 위한 휴식

[나기리마] 꽃을 위한 휴식 W. 손도라 시선 끝에는 검지가 오도록 하되, 나머지 손가락들은 흐드러지는 꽃처럼 자연스럽게. 자연스럽되, 꽃의 절개와 아름다움은 놓치지 않도록. 나기히코의 턱 끝에는 땀방울 하나가 위태롭게 매달려있었다. 누군가에겐 찜찜하고 냄새 나는 분비물일지라도 그는 그런 땀마저 향기로운 꽃처럼 보이게 해야 할 의무를 갖고 있었다. 머릿속으로는 박자를 생각하며 몸으로는 리듬의 본질을 타야 한다. 공연까지 남은 시간은 단 사흘. 나기히코에게 남은 사흘이란 더욱 더 사실적이고 환상적인 꽃이 되기 위한 마지막 시간이었다. 방 안을 가득 메운 음악은 이제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나기히코는 발끝에 온 신경을 집중시키며 마지막 피날레 동작을 준비했다. 하나, 둘. “거기까지.” 나기히코는 동작..

다시는 회지를 내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요즘

나츠나오 회지 편집하면서 날밤 까고 본의 아니게 기간이 촉박해져서 늘 하던 동네 인쇄소가 아닌 온라인 인쇄소 사이트에 신청을 넣는 방식으로 제작을 넣었는데 이게 너무 번거롭고 어려운 거야 흑흐긓ㄱ 너무 빡치고 성질나서 다시는 회지 안 내ㅠㅜㅠㅜㅠㅜㅜㅠㅜㅠㅜㅠㅜㅠ 이런 소리만 오천 번 한 것 같음 암튼 어떻게 무사히 원고를 넘겼고 표지를 한글로 만든다고 나대다가 지금 표지 상태를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동네 인쇄소는 대강 전부 PDF 따주면 선명하게 아름답게 뽑아줬는데 온라인들은 그림은 무조건 이미지 파일로 보내라는 것임 한글로 하니까 다 깨져서 흑흑흑 표지 따위 알 바 아니고 존잘님덜 축전만 살아남게 하려고 그쪽에 온 신경을 쏟았다 이제 운명은 행사날 확인할 수 있는 것임 무사히 별 일 없게 해주..

아무 말 창고 2019.08.22

캐릭캐릭체인지(수호캐릭터)-나기리마, 쿠카우타 위주 잡담/썰

- 리마의 작중 서사 분량을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이 리마에게 주어진 기본 서사가 다른 애들에 비해 특히나 묵직해서였다 얘는 이걸 평생의 족쇄로 삼겠구나 싶어서 경중을 따지자면 츠키요미 남매나 히카루가 으뜸이지만 히카루는 나름의 철칙+구원서사가 빵빵했고 츠키요미 남매는 어찌 됐든 서로를 위하며 이겨냈잖아 그리고 피치핏식 해피엔딩이 됐지 하지만 리마는 오로지 혼자만의 일이며 결국은 해결은 커녕 악화된 채로 끝났지 나는 오히려 츠키요미 남매와 달리 철저히 가족 내 문제로 앓았던 리마의 서사는 작중에서 드러낼 수 있는 한계가 있고, 앙코르에서 보여준 거기까지가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나기히코의 작은 위로가 정말 내 생각을 뛰어넘는 최선이었다 털어놓기 힘든 가정문제를 어찌 보면 모범적으로 대해주면서 아무 죄 ..

캐릭캐릭체인지(수호캐릭터)-나기리마 위주 잡담/썰

- 지난 1n년 간 나기리마에 돌아있던 나는 타장르를 파면서도 n달에 한 번씩 찾아오는 병에 걸린 사람인지라 미친 듯이 나기리마를 서치했다. 하지만 검색결과는 늘 암전이었음... 그러나 와 역시 아동용 애니는 안 되는구나 싶을 때마다 금 같은 연성물이 하나둘씩 발굴돼서 큰 감동을 받았고... - 급기야 말라비틀어진 목구멍에 수분을 보충하고자 자급자족을 결심하고 말았다...(두둥 - 나의 데이터베이스에 의하면 나기리마 썰 푸시는 분들은 보통 나기히코가 중학교 입학할 무렵 다시 유학길에 올라서(공식임) 3년 정도 롱디 아닌 롱디를 하는데 리마가 지칠 때쯤 입국해서 다시 고백하는 소재를 많이 쓰시는 것 같다. 거의 덕피셜 상위 랭크급임. - 난 롱디도 좋지만 둘의 케미에 미쳐버린 나머지 공식 고증을 잠시 날려..

[나츠나오] 질투

[나츠나오] 질투 W. 손도라 나츠야는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렸다. 채널 버튼 하단을 두 번 누르면 시끄러운 토크쇼, 한 번 누르면 이상한 소개팅 주선 프로그램. 여기서 버튼 상단을 계속 누르면 지루한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이 연이어 방영되고 있었다. 재밌겠다 싶어서 버튼 연타를 멈추면 꼭 언젠가 봤던 예능이나 드라마 재방송이었다. 나츠야는 미간을 구기며 리모콘의 전원 버튼을 눌렀다. 소파 위에 널어놓은 몸은 지루함에 찌들어 더욱 늘어졌다. 곧이어 본능에 따라 자세를 비스듬하게 바꿨다. 눕는 순간 나츠야의 몸은 추욱 늘어졌다. 할 일 없이 소파에 누워있는 그의 시선은 정처 없이 떠돌았다. 같은 시각, 나오는 냉장고 위에 놓인 작은 선반에서 무언가 찾고 있었다. 분명 어제 아침까지만 해도 어항 옆에 뒀던 ..

나츠나오 회지를 냅니다

블로그가 또 몇 달째 방치돼있어서 뭐라도 하나 끄적일까 했는데 마침 덕간적 뉴 인포메이쑌- 나름 유쾌하고 귀엽게 쓰려고 한 전연령 회지 그냥 덕후 인생에 내 장르 행사에 회지 한 번 내보려고 쓴 거라 분량도 깊이도 노답이지만 어쩌다보니 신경써서 만든 표지가 나왔고 지인이 축전도 준비해준대서 스리슬쩍 수줍게 기대 중이다 * 8월에 열릴 프리 배포전에서 판매 후 통판도 고려 중이니 자세한 것은 트위터를 찾아주세요(/ㅇㅅㅇ)/

기타 등등 2019.07.27

[마코하루] 고양이와 함께

[마코하루] 고양이와 함께 W. 손도라 고양이란 그런 존재다.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면서 모든 것을 귀여움으로 승부한다. 인간은 그런 고양이를 이길 재간이 없다. 단언컨대 고양이의 무심한 공격에 털 끝 하나 반응하지 않는 사람은 감정이 메말랐다는 증거다. 그들이 툇마루에 머문 지 얼마나 지났을까. 별안간 그들의 보금자리를 침범한 이 회색 고양이는 이곳이 마치 자기 구역인양 뒹굴고 있었다. 심지어 툇마루를 누비고 다닌 건 10분 전의 상황이다. 지금은 태연하게 하루카의 다리 사이에 몸을 눕히고 재롱을 부리고 있으니 말이다. 마코토는 어깨 너머로 고양이의 재롱을 감상했다. 고양이의 손짓발짓 하나하나에 몸둘 바를 모르겠다는 듯 반응을 했다. 그에 반해 하루카는 어딘가 불편한 것 같은 표정이었다. 그는 고양이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