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기리마] 만나고 싶은 W. 손도라 한 달 전부터 계획한 데이트였다. 본격적으로 순회공연에 돌입한 나기히코는 한 달에 한 번 만나기도 빠듯하게 바빠졌다. 그 중 중요도가 높은 공연을 앞둔 시기에는 무려 두 달 만에 만난 적도 있었다. 서로 사는 곳이 편도 4시간을 넘어가는 것도 아닌데 처지는 영락없는 롱디커플이었다. 아무튼 오늘은 그 귀하디 귀한 데이트 당일이었다. 예정대로라면 지금은 각광 받는 야외 테마 전시회에 가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을 것이다. 창문을 열고 손을 살짝 뻗으니 삽시간에 흠뻑 젖었다. 짙은 시멘트 벽돌처럼 칙칙한 하늘은 앞으로 두세 시간은 더 퍼붓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것 같았다. 장마철이었지만 일기예보를 시시때때로 확인하며 안심했던 날이었다. 야속하게도 오늘은 일기예보를 빗나가는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