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린] 동상이몽 W. 손도라 바닥에 나동그라진 고무줄이 눈에 띄었다. 멀지도 가깝지 않은 거리였다. 아직 잠결이 가시지 않은 탓에 '역시 일어나서 주워야겠지' 따위의 일차원적 생각들만 웃돌았다. 그대로 잠시 멍하니 시선을 흩뿌렸다. 이번에는 몸을 조금 뒤척이다가 희미하게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열린 방문 틈새로 사기그릇과 쇠 따위가 부딪히는 소음이 들어왔다. 수돗물 소리, 가스불 켜는 소리, 아랫 찬장에서 도구를 꺼내는 소리가 뒤이어 달려왔다. 린은 그제야 몸을 일으키며 단숨에 고무줄을 낚아챘다. "기름 튀니까 옷 입고 와" "아." 부스스한 머리를 묶어두기까지 하니 목부터 느껴지는 허전함이 확 와닿았다. 다시 들어가서 옷을 주워오려는 찰나 소스케의 뒷모습에 시선이 끌렸다. 밝은 색의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