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기리마] 어떤 이야기
W. 손도라
세이요 학원 초등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학생회, 가디언. 가디언은 K체어, Q체어, J체어, A체어로 구성되어있으며, 올해까지는 예외로 특별직위인 JOKER가 함께 했다. 가디언에는 졸업생 가디언을 위해 멤버들이 졸업식을 직접 지휘하고 꾸며주는 전통이 있다. 그 전통은 올해도 여전히 이어졌고, 유일하게 재학생으로 남는 A체어 유이키 야야는 차기 가디언들과 함께 그들의 졸업식을 기획하게 되었다. 누군가에게는 아쉬운 이별, 또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시작이 되는 날. 벚꽃이 만개할 준비를 할 때 그들은 각자 또 다른 꿈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야야가 잘 진행했을까?”
“야야는 이번이 두 번째니까 잘할 거야.”
“그리고 이젠 후배들도 있으니까···.”
“···그렇겠지?”
아무는 걱정이 되는 듯 팔짱을 끼며 안절부절 못했지만 타다세와 나기히코의 말에 곧 안정을 되찾았다. 차기 가디언들은 로열가든을 무대로 무언가를 준비하는지, 정보 유출을 핑계로 졸업예정 멤버들의 출입을 사흘 간 금지했다. 그들은 갑작스러운 금지령에 당황했지만 이내 나기히코가 귀여운 후배들의 편의를 위해 졸업식 전까지는 되도록 신경 쓰이게 하지 말자는 제안을 했고, 그들은 모두 수긍하며 다른 장소에 모여 가디언으로서의 마지막 업무를 보기로 합의했다.
창밖으로 들어오는 부드러운 봄바람에 리마는 눈을 스르륵 감았다 뜨기를 반복했다. 어젯밤 잠을 설친 그는 꾸벅꾸벅 졸다가 결국 쥐고 있던 펜을 놓치고 말았다. 아무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어제 잠 못 잤어? 많이 피곤해보여.”
“어···, 아니, 별로.”
나기히코는 떨어진 볼펜을 주우며 말했다.
“별로가 아닌 것 같은데? 먼저 들어갈래?”
“아니, 괜찮아. 빨리 끝내자.”
리마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반듯하게 볼펜을 쥐었지만 얼마 못 가 다시 졸음과 싸워야 했다. 아무는 조용히 리마의 등을 쓸어주었고, 타다세는 책상에 담요를 대주었다. 폭신한 감촉에 마지막으로 잡고 있던 끈을 놓은 리마는 그렇게 스르륵 잠에 빠졌다.
* * *
TV에서는 아나운서가 딱딱한 목소리로 뉴스를 진행하고 있었다. 리마는 눈앞에 놓인 피자 한 판에 눈을 두고 있지만 초점은 흐릿했다. 다 식은 피자, 딱딱한 뉴스, 양친의 말싸움 소리.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소음이었다. 점점 격해지는 소리에 리마는 평소처럼 조용히 눈을 감고 귀를 막았다. ‘곧 끝날 거야. 괜찮아.‘라고 필사적으로 스스로를 달랬지만 언성은 더욱 커져만 갔다. 리마의 속눈썹이 바르르 떨렸다. 지금 이 자리에서 사라지고 싶었다. ’싫어. 괜찮지 않아. 제발 도와줘.‘ 깜깜한 어둠 속에서 소리없는 애원을 했다. 그렇게 눈가에 눈물이 고일 때쯤 갑자기 주변이 조용해지고 손에는 따스한 온기가 느껴졌다. 눈앞은 여전히 깜깜했지만 손끝까지 전해지는 따스한 온기에 곧 안정이 찾아왔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지만 꼭 누군가가 ’괜찮아. 내가 있잖아.‘라고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리마는 살며시 눈을 떴다. 손에선 여전히 따스한 온기가 전해졌다. 그리고 따스한 온기와 어울리는 부드러운 음성이 말을 걸었다.
“괜찮아?”
나기히코는 살짝 경직된 표정으로 리마와 눈을 맞췄다. 얼굴은 부드럽게 웃고 있지만 리마는 그의 연기에 속지 않았다. 평소 같았으면 왜 멋대로 손을 잡냐며 짜증을 냈을 테지만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는 그를 보니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지금 이 순간, 리마는 조금 솔직해졌다. 자신의 손보다 큰 손이 손등을 넘어 손바닥까지 안고 있었지만 손을 빼지 않았다. 두 사람 사이에는 낯선 정적이 흘렀다. 리마는 가만히 겹쳐진 두 손을 응시하며 느리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내 이야기 속에 들어와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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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키워드 연성 '낮잠', '쉬는 시간'
쉬는 시간인데 리마만 쉬는 시간이 됐네 껄껄
초딩들은 수업 시간 아니면 다 쉬는 시간이지(억지
요새 나기리마 연성 기계 수준으로 하는데 현생이 힘들어서 탈주한 것임ㅇㅇ...
낡은 오딱꾸에게 귀한 연성 키워드를 제공해주신 트친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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