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Y의 목적
약 12시간 뒤에 광화문에서 흔들어야 함
시발 방구석 투디 오타쿠 쓸디 쩜오디 일차 등등 다 뛰쳐나와서 덕질도 못 하고 밤잠까지 설치게 한 그 새끼들을 내버려둘 수가 없다
여의도부터 너무 가고 싶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갈 수가 없어서 집회 단체 몇 곳에 후원만 하고 뉴스 속보만 접했는데
드디어 몸이 허가를 때려줬다
이맘때엔 이미 꺼져서 사라질 준비를 하고 있길 바랐으나
그 새끼들은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실시간으로 헛소리를 공개하고 앉아있음
나가서 지랄해야지 머 어캄 '-`)r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광화문행 3일 전
응원봉의 임종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 세상이 무너짐...
10주년 이벵도 못 갔는데 어째서...
이벵 끝난 직전에 바로 구해서 작동 확인하고
올해 린쨩 생일에도 한 번 켰을 때 정상적으로 켜지던 애가 건전지를 새로 사와서 무한으로 바꿔껴봐도 안 켜지는 거임...
제대로 써보지도 못 하고 가다니 어떻게 이럴 수가ㅠㅜㅜㅜㅜㅜㅜㅜㅠ
안 그래도 연말연시라 지금 주문하면 언제 받을 수 있을지 모르는데
하필 또 이용하던 배대지의 멜칼 계정이 문제가 있다고 구매 빠꾸 먹었음
이땐 솔직히 광화문보다 내 덕생 측면에서 너무너무 슬펐음
그만큼 소중히 여기던 굿즈 중 하나였다고ㅠㅜㅜ!!!!
이렇게 광광 우니 일본 거주 중인 지인분이 은혜를 베풀어 멜칼 대행 해주셨음
작동 확인 해서 조만간 귀국하면 택배로 쏴주겠다고 하셨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혹시 일본산 응원봉의 수명이 대체로 짧은가 싶어서 물어봤는데 지인분이 험하게 다뤘던 응원봉도 10년째 잘만 작동된대서 다소 씁쓸해짐
내 것이 불량품이었나 봐 흑흑

아무튼 새로 구했으니 그쪽은 안심하고 고장난 응원봉으로 DIY를 하기로 했다
오히려 분신 같은 응원봉을 어레인지 해다가 마구 휘두를 수 있어서 의의가 깊어질 것 같음
준비물 : 고장난 응원봉, 다이소 LED 전구, 긴 꼬챙이나 막대, 클립, 인내심

사용한 제품은 이것
이걸로 시위용 응원봉 만들었다는 후기를 봐서 서울 간 김에 업어옴
응원봉에 고정이 안 돼서 뜨개질로 엮었다는 후기가 인상 깊었는데
이 제품이 원래 이걸로 뜨개질 해서 인테리어 소품 만들 때 유용한 걸로 소문 나 있더라
나는 뜨개질 할 생각 없음
보통 전구색(단색)을 쓰는데 단색은 서울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어서 컬러 6색 사옴
오히려 좋아
STYLE FIVE의 상징색과 분개한 국민의 열기가 담긴 색을 합쳐서 도합 6색인 것이다
Hㅏ 이거 고장나기 전엔 15색 올캐러 색 켜지는 갓응원봉이었는데
이 생각하니 갑자기 쪼끔 슬퍼졌지만 곧 15색 정상 작동품이 다시 내게로 올 테니 릴렉스 하고 각설하기

아무리 고장났어도 내 손에 있던 소중한 응원봉 굿즈
혹시라도 전구 열기에 해를 입진 않을지 뒷면의 주의사항도 꼼꼼하게 읽어봤다
견본 사진도 케이스에 넣어서 꾸민 상태고
열기 때문에 플라스틱이나 유리가 손상 갈 수 있다는 말은 따로 안 적혀있어서 안심


꺼내면 이 상태
AA 건전지 3개 사용해야 하고 위에 스위치 있음

준비물에 적힌 '인내심'은
이걸 풀 때 써야 함
그냥 둘둘 말아서 살짝 고정 시킨 채로 포장된 거라 허둥대지 말고 천천히 조심스레 다루면 엉키지 않고 금방 풀 수 있는데
난 70%쯤 정리하다 인성이 삐끗해서 엉켜갖고 나머지 30%는 수고롭게 푸는 시간을 가져야 했다

초장부터 살짝쿵 망가뜨리고 시작하기
오픈 부분을 누르면서 아래로 밀면 건전지 뚜껑이 분리되는 방식인데 너무 눌렀나 보다
살살 다루세요
근데 저만큼 금 가도 쓰는 데는 지장 없네요

만들기 전에 제품 작동 확인도 해줌
잘 켜져서 다행이다
스타파이 5색에 분홍색이 더 해진 셈이구나
덕질하는 소녀들의 열기는 역시 핑크지
작업용 BGM은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추천합니다

전구를 쑤셔넣을 응원봉 헤드를 분리
머리 큰 응원봉은 대부분 헤드가 스크류식으로 고정돼있어서
음료수 뚜껑처럼 돌리면 분리되는 걸로 안다
프리 10주년 이벵 응원봉도 그러하다
난 이거 고쳐보려고 이리저리 만져보다 알았다
헤드랑 건전지 뚜껑 빼고는 분해할 수 없는 구조라 고쳐볼 시도도 못 하고 절망했던 지난 날...☆

응원문구판(뭐라 해야 하지)으로 구역이 딱 나뉘어있어서 전구를 골고루 넣기 좋아보였음

한 쪽씩 잘 넣어보리다

생각없이 전구 끄트머리(건전지 선 정반대 부분)부터 넣으려다가 생각을 바꿈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전구 중간부터 고리 형식으로 넣기 시작해주고

다른 면에 넣을 부분은 섞여들어가지 않게 집게로 고정해줬다
공교롭게도 수영장 물색, 하루카의 색, 주인공의 색이군요
감동적인 우연

그 뒤는 요령 같은 거 없음
그냥 집어넣어

밑에 받쳐둔 것도 컵받침 굿즈
프리 1기 시절 나온 사은품 굿즈인데 그 당시 알고 지내던 트친이 줬다
제일 유용하게 쓰는 굿즈 1위
컵받침으로도 쓰이고 응원봉 DIY 작업 고정대로도 쓰이고
알차다 알차

딱 와이어 부분까지만 넣어주기
고무패킹 부분은 두꺼워서 헤드가 안 잠길까 봐 남겨놨다

반쪽 다 넣고 작동 확인 해보기
좋군 순탄해

반대쪽까지 다 넣고 마지막 끝 부분에는 클립으로 이렇게 묶어줬다
혹시라도 전구를 다시 꺼내고 싶을 때 유용하길 바라며
어차피 새 거 구했고 귀찮아서 저대로 둘 것 같긴 한데

앞

뒤
묘하게 앞에만 전구가 쏠림
분량 조절 화끈하게 실패
하지만 불 켜면 티 별로 안 나니까 ㄱㅊ

헤드를 조립하고


점등을 해본다
전구 때문에 프리 10주년 이벤트 타이틀 문구는 보이지도 않지만
광화문용이니 안 보이면 뭐 어떻습니까
내 새끼들과 함께 했던 소중한 마음을 들고 나라 지키러 간다는 게 중요하지
방금 뉴스 하나 새로 보고 개빡쳐서 쌍욕함
나라꼬라지가 지금 이게ㅅㅂ

완성샷 점등 전
린쨩 리본을 달아줄까 했는데 그 커다란 리본에 건전지 파츠까지 케어하기엔 내가 너무 힘들 것 같아서
어제 먹은 쿠키에 장식된 리본 빵끈을 달아줌
마냥 장식용은 아니고 전구선 고무패킹 부분 손잡이에 감은 거 고정해주려고 묶었다

뒷면
정말 쌈마이 하다
AA 건전지 3개는 제법 묵직합니다
굴러다니던 머리끈으로 건전지 파츠를 적당히 고정시켜줌
완전 고정은 아니지만 손으로 잡기 편할 정도는 돼서 만족


점등
오오오 꽤?


불 끄고 켜보니 어디 가서 꿀릴 발광력도 아닌 것 같음
크으으으 만족스럽다
6색이나 돼서 발광색이 어떨지 궁금했는데 멀리서 보면 걍 하얀색으로 보이지 않을까
핸드폰 후레쉬보다는 편할 테니 됐다
이상 집에 응원봉이 있는데도 들고 가지 못 할 뻔했던 오타쿠의 기사회생 스토리를 마치며
우리는 12월 21일 광화문 혹은 전국 각지에서 와이파이 정모하기로 합시다
거기서 인사 나눌 수 있을 정도의 오프를 성공하잖아?
그럼 결혼해도 되지 않나?
운명적이다
인파 장난 아닌데 어떻게 만나죠
나 현생 작업 바쁜데 저기 나가면 작업 시간이 줄고...
심지어 저기 잠깐 갔다가 빠져서 바로 돈 벌러 가야 돼...
안 그래도 바빠서 죽을 것 같은 방구석 오타쿠를 이렇게까지 나서게 만든 놈들에게 전한다
다 능지처참 해버리고 싶으니 마지막 양심이 있다면 셀프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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