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시리즈/연성

[나츠나오] 질투

손도라/핸디 2019. 8. 18. 00:51

 

 

 

 

 

[나츠나오] 질투

W. 손도라

 

 

 

 

나츠야는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렸다. 채널 버튼 하단을 두 번 누르면 시끄러운 토크쇼, 한 번 누르면 이상한 소개팅 주선 프로그램. 여기서 버튼 상단을 계속 누르면 지루한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이 연이어 방영되고 있었다. 재밌겠다 싶어서 버튼 연타를 멈추면 꼭 언젠가 봤던 예능이나 드라마 재방송이었다. 나츠야는 미간을 구기며 리모콘의 전원 버튼을 눌렀다. 소파 위에 널어놓은 몸은 지루함에 찌들어 더욱 늘어졌다. 곧이어 본능에 따라 자세를 비스듬하게 바꿨다. 눕는 순간 나츠야의 몸은 추욱 늘어졌다. 할 일 없이 소파에 누워있는 그의 시선은 정처 없이 떠돌았다.

같은 시각, 나오는 냉장고 위에 놓인 작은 선반에서 무언가 찾고 있었다. 분명 어제 아침까지만 해도 어항 옆에 뒀던 물건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씽크대, 찬장, 어항 밑 서랍장 등 있을 만 한 곳은 다 찾아봤지만 나오가 찾는 물건은 보이지 않았다. 나오는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자신이 그 물건을 둘만한 곳은 다 찾아본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찾아봤던 냉장고 위에 놓인 작은 바구니는 혹시나 해서 뒤적거린 곳이었다. 나오는 바구니에서 표면에 ‘Royal Sea D’라고 적힌 작은 원통 하나를 꺼냈다. 그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뚜껑을 따며 입을 열었다.

 

“나츠야, 열대어 먹이 냉장고 선반에 둔 거 너야?”

 

나츠야는 갑작스레 자신의 이름을 듣고 화들짝 놀랐다. 체감 상 몇 시간 만에 사람 목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어, 그거.”

“열대어 먹이는 어항 옆에 놔 줘. 다른 거랑 섞이면 헷갈리니까.”

“미안, 영양제인 줄 알았어.”

“우리 하마터면 물고기 밥 먹을 뻔했어.”

 

나오는 살풋 웃으며 물고기 사료통을 흔들어보였다. 나츠야는 재빨리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나츠야의 얼굴에는 전과 다르게 화색이 돌았다. 그는 나오가 어항에 사료를 한 스푼 뿌리는 모습을 보고 확신했다. 아침부터 나오를 분주히 움직이게 하던 열대어 가족의 이사가 끝난 것이다. 나츠야는 쪼로르 달려가 나오를 품에 안았다. 하지만 나오는 속 감긴 나츠야의 팔을 풀고 품을 빠져나갔다. 나츠야는 벙찐 표정으로 나오를 바라보았다. 나오는 창고로 들어가서 사료통과 비슷한 다른 통을 들고 나왔다.

 

“잠깐만, 영양제도 줘야 돼.”

“11시 전엔 끝난다더니.”

“이것만 주면 끝이야.”

“나도 영양제 필요한데.”

 

나츠야는 자신도 모르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뱉었다. 스스로도 이게 무슨 맥락으로 뱉은 말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주워 담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다. 영양제의 포장 비닐을 벗기던 나오는 애매모호한 표정으로 나츠야를 응시했다.

 

“오늘 뭐랄까. 평소보다 더 보채네.”

“내가 뭘.”

 

나오는 피식 웃으며 영양제를 선반에 두고 서둘러 방 안으로 들어갔다.

 

“빨리 준비할게.”

 

나츠야를 달래기 위한 입맞춤을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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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써둔 글인지 모르겠는데 노가다 게임하다 심심해서 어영부영 완성시켜봤습니다

예엣날에 쓴 썰에도 있는데 나오가 키우는 열대어 질투하는 나츠야 제 뇌피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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