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시리즈/연성

[마코하루] 고양이와 함께

손도라/핸디 2019. 5. 24. 20:52

 

 

 

 

 

[마코하루] 고양이와 함께

W. 손도라

 

 

 

 

고양이란 그런 존재다.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면서 모든 것을 귀여움으로 승부한다. 인간은 그런 고양이를 이길 재간이 없다. 단언컨대 고양이의 무심한 공격에 털 끝 하나 반응하지 않는 사람은 감정이 메말랐다는 증거다. 그들이 툇마루에 머문 지 얼마나 지났을까. 별안간 그들의 보금자리를 침범한 이 회색 고양이는 이곳이 마치 자기 구역인양 뒹굴고 있었다. 심지어 툇마루를 누비고 다닌 건 10분 전의 상황이다. 지금은 태연하게 하루카의 다리 사이에 몸을 눕히고 재롱을 부리고 있으니 말이다.

마코토는 어깨 너머로 고양이의 재롱을 감상했다. 고양이의 손짓발짓 하나하나에 몸둘 바를 모르겠다는 듯 반응을 했다. 그에 반해 하루카는 어딘가 불편한 것 같은 표정이었다. 그는 고양이를 싫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좋아하는 편이다. 그렇지만 지금 상황은 매우 특수한데, 이유인 즉.

 

“다리 저려...”

 

툇마루에 앉자마자 고양이가 다리 사이로 눌러앉는 바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굳은 자세로 앉게 되었다. 겉으로 보기엔 다리 사이에 고양이가 있을 뿐 평범하게 앉아있는 자세지만 모름지기 자신이 확실히 자세를 잡지 않은 자세라면 근육이 버티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고양이는 하루카의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골골송을 부르며 하루카의 손가락을 핥았다.

마코토는 그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하루카의 옷에 달린 끈을 고양이에게 살짝 흔들어보였다. 잠이 올 듯 말 듯 하던 고양이는 눈을 빛내며 흔들거리는 끈에 몰두했다. 하루카의 표정엔 변화가 없었지만 마코토는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이 고양이를 자극한 탓에 하루카의 근육에 고통이 추가된 것이다. 고양이는 이제 혼자서 끈을 갖고 놀았다. 사람의 다리 사이는 그리 넓지 않기에 하루카의 안쪽 허벅살은 이따금 고양이의 발에 짓눌리기도 했다.

 

“하하...하루, 미안해.”

 

마코토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사과했다. 그런다고 이 상황이 바뀌진 않았지만 그래도 그는 왠지 그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양이는 어느새 끈에 흥미를 잃고 산들바람에 몸을 맡기며 잠을 청하고 있었다. 마코토도 슬슬 자세가 불편해지려던 참이었다. 마코토에게 지금 자세는 밤이 아니면 감상하기 힘든 하루카의 뒷목과 귀여운 고양이가 재롱부리고 있는 광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었다. 이것은 순전히 우연에 따른 결과물이었다. 마코토는 그저 툇마루에 가만히 앉아있는 하루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고, 하루카는 회색 고양이와 시간을 갖고 있었다. 하루카의 뒤에 살풋 쪼그려 앉아서 구경하다가 옆에 앉는다는 것이 그만 고양이의 귀여움에 빠져 그대로 하루카의 뒤에 겹쳐서 걸터앉는 모양새가 되고 만 것이다. 고양이와 놀아주려고 손을 뻗으면 하루카를 살짝 안는 자세가 되는 것도 좋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에게 남는 것은 불안정하게 버티고 있는 근육들의 아우성이었다.

 

“이제 그만 일어나자.”

“...하지만 이 녀석 자고 있는데?”

“하...”

 

해가 저물어가는 오후, 어느 툇마루에는 고양이의 귀여움에 처참히 당한 두 사람이 앉아있었다. 그들이 언제까지 툇마루에 머무를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곤히 잠을 즐기고 있는 회색 고양이라면 알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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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떠오른 썰이 단문 연성으로 승화되는 이 순간

하라는 과제는 안 하고 시간을 루팡하는 나란 덕후...(눈물닦

자세가 잘 연상되게 써졌는지 감이 안 잡히는데

하루카가 앉아있고 그 사이에 고양이가 뒹굴, 마코토는 하루카를 백허그 하듯 겹쳐앉아있는 모양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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