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마이] 흔해빠진 산책 W. 손도라 큐타로는 불 꺼진 점포 유리창을 거울 삼아 자신의 행색을 이리저리 살폈다. 무난한 무지 티셔츠에 적당히 어울리는 군청색 면바지, 그리고 집을 나서기 전 두어 번 접어 올린 바지 밑단까지 크게 모난 모습은 없었다. 머리를 매만지던 그는 문득 스스로가 우스워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뭐 하는 짓인지. 그렇게 혼잣말까지 뱉은 큐타로는 겨우 돌려둔 제정신과 함께 멈춰있던 걸음을 옮겼다. 자주 보던 공원의 입구가 보였다. 평소 러닝하러 자주 오던 곳이 왜인지 낯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런 복장보다는 보다 움직이기 편한 운동복 차림이었으니 말이다. 전날 밤 떨어둔 너스레와 다른 제 모습에 이제는 한심해질 지경이었다. 그냥 산책하러 나온 거여, 산책. 큐타로는 다시 평정심을 되..